그웬달 풀레네크 미쉐린 인터네셔널 디렉터 서면 인터뷰
사진=미쉐린 가이드
[생생유통] 121년 역사를 지닌 미식계 최고 권위의 평가서 "미쉐린 가이드"는 매해 발표될 때마다 환호와 추문을 동시에 일으킨다. "별"을 거머쥔 레스토랑은 업계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식당에 손님이 몰리는 특수를 누리지만, 미쉐린이 고수하는 특유의 비밀주의 탓에 평가 방식과 기준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커진다.
미쉐린 홈페이지에 따르면 별 수여를 위한 평가 기준은 △식재료의 품질 △요리의 숙련도와 기법 △요리에 구현된 셰프의 개성 △가격에 합당한 가치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 등 5가지다. 식당 내부 인테리어와 테이블 세팅, 서비스 수준은 평가하지 않는다. 그웬달 풀레네크 미쉐린 인터내셔널 디렉터는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5대 기준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방문 때마다 일관된 맛을 제공하는지"라며 평가의 비밀을 일부 공개했다.
그웬달 뿔레넥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 <사진=미쉐린 가이드>
-레스토랑 평가는 어떻게 진행되나.
▷미쉐린 가이드는 국제 평가원 팀을 운영하고 있다. 평균 연령은 45세, 평균 체중은 80.4㎏. 연간 방문 레스토랑 수는 약 250개이며 연간 이동 거리는 유럽 기준 3만㎞에 달한다. 평가원들은 미쉐린 가이드의 공통된 기준과 방법에 따라 식사 평가를 진행한다. 5대 기준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방문 때마다 레스토랑이 일관된 맛을 제공하는가이다. 방문 인원이나 기간 등은 레스토랑마다 차이가 있는데, 평가원 간 의견이 일치하기 전까지 점검을 계속한다. 평가원들은 매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평가를 위해 보낸다. 레스토랑 선정 결과가 확정되면 평가원들에게는 또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다.
-어떤 사람이 평가원이 되나.
▷미쉐린 가이드 평가원은 모두 미식이나 호텔업계에서 종사했던 이들이다. 평가원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극도로 섬세한 미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테이블 테스트를 객관적으로 만들기 위해 개인적인 취향은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 식재료, 지역, 요리 문화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평가원은 오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든지 요리를 분석하고, 요리의 질감, 표현 방법, 풍미, 셰프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을 파악해 평가하고 보고서에 기록하는 것이 그들이 해야 할 일이자 필수 덕목이다.
-전 세계 미식 트렌드 키워드는 무엇인가.
▷전 세계 공통으로 미식은 셰프와 레스토랑의 개성을 공유하는 독특한 요리를 담은 진정성(Authenticity), 최상의 상태로 조리된 우수한 요리의 퀄리티(Quality), 지금까지 알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발견하게 되는 잊지 못할 경험이라는 의미의 탈출(Escape), 이 세 가지로 얘기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특별한 경험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커졌고, 코로나로 인한 봉쇄로 사람들은 코로나 이전에 누리던 레스토랑에서의 경험이 그립고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달았다. 레스토랑에서는 가족 또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팬데믹 상황으로 지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 이러한 레스토랑에서의 시간들이 셰프들과 그의 팀의 따뜻한 응대 덕분에 일상의 탈출구가 되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 2022"에서 별을 받은 식당 33곳 중 한식당이 8곳, 일식당이 8곳인데 평가원들이 일식을 선호하는 것 아닌가
▷한 지역에서 다양한 요리 스타일과 종류를 발견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 생각한다. 미쉐린 가이드 평가원들은 레스토랑의 요리 유형에 상관없이 요리 자체의 퀄리티에만 중점을 두고 평가한다. 즉, 현지 요리를 선호하기보다 평가원들의 테이블 테스트를 통한 레스토랑 고유의 퀄리티를 가장 중요시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약 15곳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들이 한식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 중 4곳의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중 2곳은 뉴욕에 있으며, 9곳의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중 5곳은 뉴욕, 시카고에서 선정됐다.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뿐 아니라 "빕구르망"도 도쿄, 교토, 오사카, 스웨덴, 독일, 벨기에, 프랑스, 캘리포니아, LA, 시카고, 뉴욕, 상파울루 등 다양하게 분포해 있다. 이는 더욱 증가하고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미쉐린의 비밀주의를 둘러싼 논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미쉐린 가이드가 기밀을 유지하는 건 공정성을 위해서다. 소비자 입장에서 똑같이 음식값을 지불하고, 요리를 제공받아 객관적인 시각을 잃지 않고자 한다. 미쉐린 가이드는 객관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기관이 아니라 미쉐린만의 독립된 방식과 고유의 기준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공유해온 지역의 미식 참고서다.
맛집 블로그나 SNS 추천, 미쉐린 가이드의 리스트를 참고해서 어디에 식사를 하러 갈지 방문을 하고 최종 평가를 하는 것은 소비자 스스로의 몫이다. 미쉐린 가이드는 전 세계에서 120년 이상 지켜온 가치와 활동, 즉 레스토랑에 대한 독립적인 선정 방식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내외에 한국의 미식문화를 소개하는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4917795?cds=news_my